서류를 낼 때 주민등록번호를 가려 달라는 요구를 자주 받습니다. 그런데 개인정보 마스킹을 한다고 PDF 위에 검은 사각형을 그려 덮으면, 그 부분을 드래그해 복사했을 때 숫자가 그대로 나옵니다. 화면에서만 가려졌을 뿐 파일 안에는 원본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지와 제대로 가리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3줄 요약
· 받는 쪽이 마스킹을 요구하는 것은 친절이 아니라 법 때문입니다. 근거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보관하면 그쪽이 위법입니다.
· 검은 사각형을 얹는 방식은 글자를 지우지 않습니다. 복사하면 그대로 나옵니다.
· 모자이크와 블러도 흔적이 남습니다. 숫자에는 완전히 덮는 방식을 쓰세요.
개인정보 보호법 제24조의2 제1항은 법률이나 대통령령 등에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처리자가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처리에는 보관도 들어갑니다. 시행규칙 수준의 근거로는 부족하고, 정보주체가 동의해 주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쇼핑몰 입점 심사, 보험금 청구, 대출 서류처럼 신분증 사본이나 등본을 받는 곳은 주민등록번호가 그대로 적힌 서류를 받으면 곤란해집니다. 받는 쪽이 위법 상태가 되기 때문에 아예 접수를 거부하거나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합니다. 서류가 반려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가리는 범위는 보통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7자리입니다. 앞 6자리는 생년월일이라 본인 확인에 필요해 남겨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제출처마다 기준이 다르니 무엇을 가리고 무엇을 남길지는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필요한 정보까지 가리면 그것대로 반려됩니다.
PDF는 글자를 그림이 아니라 문자 정보로 저장합니다. 편집기에서 검은 사각형을 그리는 것은 그 문자 정보 위에 도형을 하나 더 얹는 일입니다. 파일 구조로 보면 이렇게 됩니다.
| 방식 | 파일 안에 남는 것 | 복사하면 |
|---|---|---|
| 검은 사각형 덮기 | 원본 글자 + 그 위의 도형 | 주민등록번호가 그대로 나옴 |
| 그림으로 바꾼 뒤 지우기 | 픽셀만 | 아무것도 안 나옴 |
공공기관과 법원 문서에서 개인정보가 새어 나간 사고 중 상당수가 이 차이를 몰라서 생겼습니다. 눈으로 볼 때는 완벽하게 가려져 있으니 문제를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한글이나 워드에서 흰 사각형을 덮은 뒤 PDF로 저장하는 방법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안전하게 하려면 가린 상태의 화면을 그림으로 확정한 뒤 그 그림으로 문서를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인터넷에 흔히 도는 “PDF를 다시 인쇄해서 PDF로 저장하라”는 방법은 이 과정을 우회로 흉내 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통하지만 프로그램에 따라 글자 정보가 그대로 살아남는 경우가 있어 확실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마스킹은 되돌릴 수 없는 작업이라 방식 자체가 확실한 쪽을 쓰는 편이 낫습니다.
스캔본이나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은 처음부터 그림이라 글자 정보가 없습니다. 그 위에 검은 사각형을 얹으면 복사해도 나올 것이 없습니다. 다만 사진 편집 앱에서 도형을 얹은 상태로 저장하면 앱에 따라 도형을 나중에 옮기거나 지울 수 있는 형식으로 남기도 합니다. 그림 파일이라도 저장한 결과물을 다시 열어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렸다고 다 같은 것이 아닙니다. 정보가 실제로 얼마나 사라지는지가 다릅니다.
| 방식 | 원리 | 되살릴 수 있나 |
|---|---|---|
| 완전히 덮기 | 영역을 한 가지 색으로 채움 | 없음 |
| 모자이크 | 작은 블록의 평균색으로 치환 | 있음 |
| 블러 | 주변 픽셀과 섞음 | 있음 |
모자이크는 원래 색의 평균이 남습니다. 주민등록번호처럼 가능한 후보가 열 개뿐인 숫자는 후보를 하나씩 같은 조건으로 흐리게 만들어 대조하는 방식으로 읽어낼 수 있습니다. 얼굴이나 배경처럼 가렸다는 표시가 목적일 때는 모자이크가 낫지만, 숫자에는 쓰지 않는 편이 맞습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파일을 서버로 보내지 않고 기기 안에서만 처리합니다. 신분증 사본을 어딘가에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온라인 편집 서비스에 개인정보가 든 서류를 올리는 것 자체가 꺼려지는 일이라, 이 부분을 먼저 해결하고 시작했습니다.
도구가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페이지를 먼저 그림으로 바꿔 글자 정보를 없앤 다음, 드래그한 자리의 픽셀을 실제로 덮어씁니다. 그러고 나서 그 그림으로 파일을 다시 만듭니다. 순서가 중요한데, 글자를 없앤 뒤에 가리기 때문에 되돌릴 원본이 파일에 남지 않습니다.
됩니다. 손가락으로 드래그해 영역을 잡습니다. 다만 화면이 작으면 가릴 곳을 정확히 잡기 어려우니, 신분증처럼 글자가 작은 서류는 컴퓨터에서 하는 편이 편합니다.
저장한 PDF는 글자를 검색하거나 복사하는 기능이 사라집니다. 원본이 없어졌기 때문에 생기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제출용 사본을 만드는 용도이므로 원본 파일은 따로 보관해 두세요.
개인정보 마스킹을 마쳤다면 제출 전에 한 번만 확인하면 됩니다. 저장된 PDF를 열고 가린 부분을 마우스로 드래그해 긁어 보세요. 글자가 선택되거나 복사되면 실패한 것입니다. 제대로 됐다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습니다. 검색 기능으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입력해 결과가 없는지 보는 방법도 확실합니다.
제출처가 요구하는 것만 가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서류 종류마다 남겨야 할 정보가 다릅니다.
가릴 곳이 여러 장에 흩어져 있으면 한 장씩 넘기면서 빠뜨린 곳이 없는지 봐야 합니다. 도구가 페이지마다 가린 곳의 수와 전체 합계를 함께 보여 주니 그 숫자로 확인하면 됩니다.
사업 관련 서류를 낼 일이 많다면 간이과세와 일반과세의 차이도 함께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진료비 영수증과 신분증을 함께 내야 한다면 실손보험 청구 방법 쪽에 필요한 서류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가린 서류를 여러 장 묶거나 서명을 넣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어서 쓸 수 있는 도구를 함께 만들어 두었습니다.
법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마스킹은 한 번 잘못하면 되돌릴 수 없는 작업이라, 저장한 파일을 열어 가린 부분을 드래그해 보고 아무것도 복사되지 않는지 확인한 뒤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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